“Adapting Korean Holidays for Foreigners” (in Korean)

“Adapting Korean Holidays for Foreigners” (in Korean)

Jungang Newspaper

April 3, 2011

중앙일보 

2011년04월03일

외국인도 한국 생활 즐기게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5290293&ctg=2000

 

한국인을 아내로 맞아 한국에서 살고 있는 나는 한국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조차 한국에서 소외감을 느낄 때가 있다. 바로 설날·추석 같은 명절 때다. 추석을 예로 들어 보자. 이날은 가족끼리 모여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걸 축하하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행복한 날이다. 미국에도 비슷한 날이 있다. 바로 추수감사절이다. 이때는 추석처럼 대규모 세일 행사가 열리고, 부모님을 찾아뵙기 위해 귀향하는 사람 때문에 항공기 좌석이 동난다.

추석과 추수감사절은 비슷한 점이 많지만 큰 차이가 있다. 추수감사절은 인종과 문화, 민족과 상관없이 미국에서 사는 모든 사람이 자연스럽게 즐기는 명절이다.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이웃을 초청해 모두 함께 칠면조 요리를 먹으며 논다. 미국에 있는 한국 사람들도 서로 초대해 음식을 나누고 술을 마신다. 칠면조 요리가 아니라 한국 음식을 나누고, 한국 소주도 마신다. 모두의 축제다.

그런데 한국의 추석은 한국인이 아니면 즐기기 어렵다. 추석의 핵심은 한국 전통음식을 먹고 조상을 모시는 것이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재미있게 바라볼 수는 있지만 참여하거나 함께 즐길 방법이 없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끼리 추석에 모여 축제를 즐긴다는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 사회도 국제화 시대를 맞아 누구나 친밀감을 갖고 참여할 명절문화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요즘 한류가 전 세계에 수출되고 있다. 앞으로 추석도 수출하지 말란 법이 없다. 인구 고령화 역시 심각하다. 저출산 때문에 2015년부터 청소년 인구가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경제가 계속 성장하려면 외국인 근로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단순 노동자뿐만 아니라 교육 수준이 높은 외국인 전문가들도 꼭 필요하다. 그런 고급 인력을 유치하려면 한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돼야 한다. 외국인들을 감쌀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원래 청교도들만의 명절이었다. 이걸 온 국민이 즐기는 명절로 만든 사람은 링컨 대통령이다. 링컨은 1863년 추수감사절을 공휴일로 지정했다. 그런 전통이 100년 넘게 이어지면서 모든 인종과 민족의 축제가 됐다.

어떻게 하면 추석 때 다양한 사람이 즐길 수 있을까. 추석의 본질을 따져 보면 해답이 보인다. 추석은 선조를 존경하는 명절이다. 그런데 외국인도 모두 조상이 있다. 추석이 조상의 가르침과 지혜를 배우고 뿌리를 생각해 보는 날이라면, 외국인들도 자기 조상을 생각하는 날로 만들어 주면 된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조상 묘소를 찾아갈 순 없지만 각 민족을 기념하는 기념관을 만들어 준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프랑스 선조 기념관, 미국 선조 기념관 같은 걸 만들면 외국인들도 그곳을 찾아가 조상에 대한 경의를 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가족의 옛날이야기를 해 줄 수도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도 다른 나라 기념관을 찾아가 그 나라의 역사를 알고 간접 체험할 수 있다.

미래의 한국을 상상해 보자. 글로벌 시대에 진짜로 중요한 것은 국제화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다. 지금 같은 속도로 외국인이 한국에 들어오고 국제결혼이 늘어나면 머지않아 베트남계 한국인, 몽골계 한국인, 미국계 한국인이 공존하는 사회가 될 것이다. 일부에선 그걸 두려운 눈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정반대로 그것은 다른 나라에선 찾을 수 없는 새로운 역동적인 힘이 될 것이다. 추석도 좋고 설날도 좋다. 한국의 아름다운 명절 날에 한국에 사는 많은 외국인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 어느 민족이냐와 관계없이 한반도에서 사는 모든 사람에게 즐거운 추억을 주는 날이면 좋겠다. 그래야 한국이 발전한다.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 예일대에서 ‘연암 박지원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대학서 동양문화를 가르쳤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도 근무했다. 우송대를 거쳐 올해부터 경희대에서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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