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rguing that what Seoul needs is architecture that will last 1,000 years (in Korean, MK Business News)

This article in the MK Business News (April 4, 2012) argues that what Seoul really needs is a structure with the genius and the intention to last 1,000 years.   A project like the pyramids or the Louvre that will last and give a new gravitas to the city.

 

매일경제신문

2012년 4월 2일

서울에 천년간 빛날 건축물을

이만열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서울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고 그 방향은 분명히 발전 쪽이다. 이 시대에 서울에 사는 사람은 매우 역동적이고 매력적인 도시를 실감하면서 살아가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눈으로 보면 서울은 한 가지 큰 문제점을 안고 있다. 멋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 도심을 걷다 보면 뭔가 편안하다거나 우아하다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다. 오히려 긴장감을 유발하거나 각박함이 더 많이 느껴진다.

그런 부정적인 느낌 중 상당 부분은 서울 도심에 즐비한 건물 형태와 크기, 색깔 등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서울에는 번쩍거리는 새로운 대형 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싱가포르나 베이징, 도쿄 등지에서 찾을 수 있는 건물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서울이 동아시아 유명 도시들과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한국을 멋진 나라로 상상해온 국제사회의 많은 사람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도시를 만들려면 상상력이 필요하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을 예로 들어보자. 이 호텔 옥상에는 거대한 공원이 조성돼 있다. 싱가포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과 더불어 한가롭게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호텔이 훌륭한 것은 예술적으로 위대하다거나 공원이 중요해서가 아니라 건물에 스며 있는 관대함이라는 속성 때문이다. 지금 서울이 중요한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은 매우 예술적이고 사려 깊은 구조물을 만드는 일이다. 특히 디자인 측면에서 완벽함을 추구해 이집트 기자에 있는 피라미드나 로마 콜로세움처럼 1000년을 버티는 건물이 돼야 한다.

이 과제는 기술적으로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만 더 어려운 부분은 의식을 바꾸는 과정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상상력이라는 것은 한국 문화를 창조하는 작업이다. 오늘은 대중가요 하나를 더 만들고, 내일은 영화 하나를 더 만드는 차원의 문화가 아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1000년을 버틸 수 있는 족적을 남길 수 있는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 즐길 수 있는 것, 겉만 번지르르한 현대 도시만을 추구한다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기술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미래에 기억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한국이 만약 1970년대나 1980년대 정도 국가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면 1000년을 버티는 건물에 대해 말하는 것은 생뚱맞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 1000년은커녕 3개월 뒤 일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아함과 세련된 멋을 찾는 것은 사실 사치다.

그러나 2012년 한국이 과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 바쁜 나라는 아니지 않은가. 한국은 이제 어떤 분야에서든지 미래에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생각해야 하는 선진국이 됐다. 선진국으로서 다른 나라에 대해서도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하는 나라가 됐고 모범을 보여야 하는 나라가 됐다.

그렇다고 1000년을 버틸 수 있는 기념비적인 건물만 생각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크고 웅장한 건물을 짓는 것만이 아니라 미세한 부분도 영감을 주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관련돼 있는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예술가와 철학자, 다양한 방면의 상상전문가를 초빙해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모두 모아 진정으로 독특하고, 수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그리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영감을 느끼게 해 주면서 1000년을 버틸 수 있는 뭔가를 창조해 내기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 순간이 바로 위대한 서울의 금자탑 만들기 프로젝트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것이 국제사회가 새로운 멋진 선진국 한국과 서울에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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