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 글로벌포커스 2012년 9월 17일
이만열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도시건설에 풍수를 입히자”
대도시의 성장은 오늘날 아시아 국가들이 겪는 가장 위태로운 변화 중 하나이다. 한국은 국내에서 지속발전 가능한 생태적 도시를 개발함과 동시에 아시아 지역의 생태도시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아시아 여러 나라들이 서울과 같은 도시를 벤치마킹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한국이 큰 영향력을 끼칠 기회가 증가하고 있다. 한국의 도시들을 생태학적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만드는 데 매우 유용한 접근법은 `풍수`의 전통을 도시계획에 응용해 지속발전 가능한 환경을 창출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도시계획이 과학적ㆍ합리적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이 실제로 `합리적`인지 확언할 수 없고 능률적이지 못하다. 현대적 도시계획은 풍수에서 설명하는 사람과 환경과의 조화에 대한 개념을 무시하고 있다. 풍수는 현대인에게 주로 미신을 연상시킨다. 물론 원래 풍수전통에 이런 측면이 있었지만 그것은 풍수의 일부일 뿐이다. 풍수는 원래 인간이 살고 있는 공간의 물, 바람, 흙 지형과의 호흡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기후변화 시대에서 풍수의 지혜를 회복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날에는 복을 받기 위한 묏자리 선택과 집을 배치하는 방법 등 미신적 요소만이 풍수에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는 풍수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 풍수는 매우 중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다. 우리가 풍수에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도시건설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풍수는 공기의 흐름과 물의 흐름, 산과 식물, 강, 호수 등 생태계 여러 부분이 상호 작용하는 것을 정밀하게 분석한다. 풍수는 건물이 자연의 흐름 속에 통합될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자연환경과의 관계이다. 어떻게 이 두 가지가 공존할 수 있는지, 어떻게 인간의 활동이 자연세계의 순환과 흐름에 적절하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의 도시계획이 고도로 정교한 수준에 도달했지만, 우리는 `사람이 차지하는 공간은 자연공간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근본적 관점을 상실했다. 오늘날 사람들은 바람 또는 물의 흐름에 대한 고려 없이 건물을 짓는다. 높은 건물이 산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의 자연적 기류를 막는다.
풍수는 직각을 디자인 및 인간의 영역을 규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현대식 도시설계에 새로운 디자인을 제공한다. 한국 사람들은 땅의 자연적 지세를 무시하며 경제적인 관점에서 도시를 만들고 있다. 집, 공원, 거리 모두 직각을 기초로 하는 인공적 경관이다. 하지만 산과 계곡의 자연스러운 경관을 무시하고 자신이 상상하는 건물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의 일부를 잘라내는 매우 파괴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우리는 상상하는 인조적 풍경에 맞추기 위해 자연미를 손상시키며 산을 개조하고 있다.
풍수는 자연과 인간의 건축물 간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제공하며 외부와 내부 세계 사이에 공기와 물이 순환하는 `호흡하는 건물`을 짓는 새로운 설계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건축물은 사람들이 살기에 더욱 건강한 환경을 제공하며 유지비도 적게 든다. 풍수원리를 따르면 `숨을 쉬며` 하나의 생태계를 형성하는 집뿐만 아니라 고층건물도 지을 수 있다. 숲이 있는 아파트를 상상해 보라.
서울은 다시 풍수의 도시, 생태도시가 되면 동남아시아, 중국, 중앙아시아 여러 나라 신흥 대도시는 서울의 우수사례를 따를 것이다.
한국의 풍수는 한류의 핵심이 될 수 있다. 풍수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을 배울 때다.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598430
Like this:
Like Loading...
Related
Pingback: Publications of the Asia Institute | The Asia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