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서평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조선일보

2013년 8월 24일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음

21세기북스

276

페스트라이쉬(49) 교수는 미국인이지만 이만열이라는 한국 이름을 갖고 있다. 하버드대학에서 ‘박지원의 소설’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여성과 결혼했고 경희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이런 배경을 가진 외국인이 한국 사랑을 고백하는 책을 냈다고 해서 감동하던 시절은 지났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니 여기저기 밑줄을 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한국 원더풀!”이라고 하지 않고 “더 멋진 한국을 만들자”고 했고, 그 목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제안까지 정성스레 준비했기 때문이다.

세계 곳곳에서 한류에 대한 찬사가 이어진다. 그런데 저자는 “한류는 연예나 대중가요, 드라마에만 국한된 표면적 문화일 뿐”이라고 쓴소리를 한다. 대중문화의 힘을 과소평가해서가 아니다. 한류를 완전히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노래 한 곡 더 히트시키고 드라마 한 편 더 파는 것보다 한국 문화의 근본적인 우수성 홍보가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은 존경할 만한 나라라는 인식을 세계인의 머리에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그는 선비 정신을 한국 문화의 상징으로 홍보하자고 제안했다. ‘사무라이’와 ‘닌자’를 국제사회에 일본을 소개하는 개념으로 발전시킨 일본 전례도 소개했다.

한국을 명품 국가로 만들기 위해 전통에서 실마리를 찾자는 주장도 새롭다고 할 수 없지만 구체적인 방안에는 고민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는 한국의 외국어 교육은 여전히 독해만 잘하는 사람을 만든다면서 말하기·읽기·쓰기에 모두 능통한 인재를 키워낸 조선시대 역관(譯官) 교육을 연구하자고 했다. 한국에 통역·번역가는 넘쳐나지만, 옛날 역관처럼 시와 그림을 잘 아는 통역사는 드물다는 지적도 곱씹게 된다.

한국인이 추석을 쇠는 방식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조상을 모시는 멋진 전통을 갖고 있지만 이를 한국에 들어와 사는 외국인에게 확산시키지 않는 것이 아쉽다는 것이다. 그는 “향후 인구 감소를 겪게 될 한국은 우수한 외국 인적자원을 유치하기 위해 다문화사회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며 ‘추석 세계화’도 효과적인 다문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도 추석을 쇨 수 있도록 국가·민족별 ‘조상 기념관’을 지어 주자는 제안도 참신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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