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혁명’의 危機를 직시하자” (조선일보)

조선일보

“‘정보 혁명 危機를 직시하자

2013년 11월 28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3/11/27/2013112704220.html

 

현재 한국에서는 지난 대선 기간 중 국정원의 댓글 조작에 의한 날조된 정보의 확산에 관한 격렬한 토론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가 어디까지 사실일지 내가 판단할 위치에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정보 조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기관과 개인은 세계 도처에 존재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한 것인지 확인하기 매우 어렵다.

미국도 국가 차원에서 NSA(국가안전보장국)를 통해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했다는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미국에 대한 극도의 불신을 초래하였다.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위한 미국 정부의 이러한 타국에 대한 승인되지 않은 정보 취득은 국가 간 중대한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정보 위조와 승인되지 않은 정보 수집을 단지 도덕적 관점에서 다루는 것은 오류일 수 있다. 왜냐하면 정보를 수집하고 위조하는 능력은 기술 발전에 따라서 소위 ‘무어의 법칙’ 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 위조는 이제 너무나 쉬워서 유혹이 된다. 따라서 정보의 승인되지 않은 수집과 위조는 그 행위자에 대한 처벌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고 이러한 정보 오용을 근본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 내는 것만이 궁극적 해결책이 될 것이다.

우선 우리는 매우 강력하고 탄탄한 정보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정보 관리 기관은 무엇보다도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하며 정보의 정확성을 그들의 본질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 아울러 이러한 정보혁명의 위기는 국경이 없는 국제적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임을 인지해야 한다.

동아시아 국가 중 가장 민주적이며, 문화적 활력과 과학기술을 지닌 대한민국은 정확한 정보를 유지하기 위한 국제적 기준을 만들어 낼 충분한 능력 및 자격이 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국제적인 ‘정보의 헌법’에 따른 정보 관리 협력 기구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해야만 한다. 그러나 한국이 제시할 국제적 ‘정보의 헌법’ 청사진의 실마리를 스티브 잡스에게서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이 이 시대에 필요한 정보 통제를 위한 의미 있는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면 오히려 오백 년 동안 이어져온 ‘조선왕조실록’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춘추관(春秋館)을 중심으로 한 ‘조선왕조실록’ 프로젝트는 정치가들로부터 독립하여 정확한 정보의 기록을 가능하게 한, 정부기관에 의한 아주 주목할 만한 시도 중 하나였다.

물론 ‘조선왕조실록’ 사초(史草)를 집필한 사관들의 정보 수집 관리와 사실 확인 방법들을 오늘날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조선왕조실록’이 국제적 ‘정보의 헌법’ 제정을 위한 영감으로 기여하려면 그 적용 방법에서 근본적인 재해석이 필요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왕조실록’의 시스템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조선왕조실록의 ‘사초’를 편집하는 ‘사관(史官)’들은 발생한 일에 관해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도록 독립성을 약속하는 법적 보장을 받았다. 이러한 정치적 독립성에 기반한 사관(史官)들의 존재로 말미암아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자신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의식하고 행동해야만 했던 것이다. 단지 다음 날 자신들에 대한 신문의 헤드라인이나 다음 선거에 대한 의식보다 오히려 그들에 대한 다음 세대의 평가, 즉 역사적인 평가를 말한다.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엄중하게 독립성이 보호되며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춘추관 같은 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이런 제도의 객관성 유지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작금의 정보혁명 추세를 보면 꼭 필요하다.

예를 들면 ‘조선왕조실록’은 왕을 포함하여 그 어느 누구도 당대에 관한 기술을 볼 수 없었다. 이런 규칙을 현재에 적용한다는 것은 적절치 않겠지만, 그래도 정보를 정확하게 유지하려면 다 공개하면 안 된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된다. 정확한 정보가 객관적 자료에 따라 유지되는 것을 확약(確約)해 줄, 즉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쉽게 조종될 수 없는 시스템은 필요하다. 또한 현대에는 이러한 객관적 자료에 기초한 정확한 정보를 언제나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양이 거대한 정보가 감찰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양이 거대한 정보는 이미 많은 개인과 사기업에 의해 감찰되고 있으며, 앞으로 기술이 발전할수록 정보에 대한 감찰은 물론 위조 또한 더욱더 쉬워질 것이다.

우리가 정보 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던 전 시대로 되돌아갈 방법은 없다. 우리는 오직 조화로운 방법으로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기관을 재창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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