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시아에서 맡아야 할 새 역할” (조선일보 2014년 1월 1일)

조선일보

“미국이 아시아에서 맡아야 할 새 역할”

2014년 1월 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얼마 전 한국 방문에서 미국 부통령 바이든은 “미국은 태평양 세력이다. 태평양에 거주하는 세력(a resident Pacific Power)으로 우리는 이곳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사실 나는 예일대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미국의 미래는 아시아에 놓여 있다고 느꼈다. 그 후도 직접 제임스 레니(Laney) 전 주한 대사, 도널드 그레그(Gregg) 전 주한 대사 같은 아시아 전문가로부터 태평양 시대(Pacific Age)에 미국이 전념해야 한다는 비전을 배웠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미래 역할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어렸을 적에 가친께서 나에게 늘 말씀하시던 말을 떠올린다. “일 년 이상 똑같은 일을 하지 말라!” 이 말씀은 매년 직업을 바꾸라는 의미가 아니다. 비록 똑같은 조직에서 똑같은 직책에 있더라도 꾸준히 개혁하고, 일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변화해야 하며, 새로운 이슈와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이러한 충고는 오늘날 동아시아에 있어서 미국의 역할에 그대로 적용된다. 다만 그 역할의 성격은 시대에 따라 근본적으로 변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미국은 동아시아 기후변화라는 엄청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하는 데 있어서 한국과 일본과의 협력을 주도해야 한다.

확대되는 중국의 사막들은 이 지역의 생태계를 파괴하려 위협하고 있다. 황사로 인한 위험은 위기 수준에 이르렀고 우리 경제의 총체적인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사막화의 결과는 황사뿐만 아니고 동북아 토양 손실이 심각해지는 현상이다.

미국은 기후변화의 위협이 이 지역의 최고 위협이라는 점을 분명히 주장하고 해결을 위한 지구적 차원의 협력 체계를 만들어냄으로써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새롭게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미국은 필리핀을 초토화시켰던 하이옌과 같은 치명적인 수퍼 태풍에 대한 사전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동아시아 국가들과 협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런 수퍼 태풍이 도쿄, 부산, 상하이를 직접적으로 타격할 것은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준비 및 방지는 엄청난 비용이 되고 한 국가만 부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제 이러한 거대한 위협에 대응 작업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또한 배기가스 방출이나 자원의 남용과 같은 형태로 환경을 파괴하는 근원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 모두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

미국은 이미 재생에너지의 효율적 이용을 목적으로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제고하기 위하여 SPIDERS (에너지 신뢰성과 안보를 위한 스마트파워 인프라 실연)라는 프로그램을 야심 차게 시작하였다. 미국은 동아시아 에너지 인프라를 높은 효율성과 무공해 시설로 전환하기 위한 전문 기술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안보적인 고려 사항이 조정된다면,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은 더욱더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국과 한국은 환경 위기에 대응한 새로운 차원의 국제적인 연대를 선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 초래된 환경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신기술과 창조적인 전략을 개발하기 위해 상호 협력을 한다면 진정한 형태의 연대가 가능할 것이다. 후쿠시마 사태는 일본 국내 문제가 아니고 동북아 전 지역의 안보 문제이다. 이 때문에 미국과 한국은 손을 잡고 본격적으로 해결 전략을 세워 최상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시아 안보 문제는 중국을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우리는 중국에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시민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을 볼 때마다 현재의 단점뿐만 아니라 중국의 가능성도 봐야 한다. 또 환경을 파괴하는 지나친 소비 문화 및 물질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문명을 창출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이러한 중국과 연대할 때에만 이 지역에서 미국의 리더십은 작동될 수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미국의 비전은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다.

곧 닥쳐올 기후변화로 인한 안보의 도전은 인류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규모 대응은 신기술 개발, 신도시 계획, 신생활 관행 등 우리에게 더 많은 상상력 및 창조력을 요구할 것이다. 이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응전은 다양한 국제 협력 및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한다. 기후변화의 대응 및 재난 방지는 생사를 가르는 요건이다. 지난 60년 동안의 동북아 안보 체제를 기초부터 다시 구축해야 한다는 사실을 지금이라도 정확히 인식하고 새로운 지평을 향해 출범할 것을 제안한다.

동시에 한·미 간에 일시적인 군사 대응을 넘어서서 한 세기 단위로 안보 전략을 고려하는 새로운 비전이 나와야 한다. 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미국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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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sponses to ““미국이 아시아에서 맡아야 할 새 역할” (조선일보 2014년 1월 1일)

  1. 권병현 January 1, 2014 at 4:49 am

    미국의 동아시아 안보전략에 “환경안보”를 새로운 아젠다로 제시한 에마뉴엘교수의 제언은
    참신하다

  2. Pingback: America’s Future Role in Asia (Chosun Ilbo, January 1, 2014) | Korea: Circles and Squa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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