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les and Squares

Insights into Korea's Sudden Rise

중앙일보

“사이버 공간 공화국’을 위한 6자회담”

 

2015년 3월 14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링크 

 

아시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이 하루 중 많은 시간을 고국이 아닌 땅에서 보낸다. 확장 일로인 ‘사이버 공간(cyberspace)’이라는 땅에서다. 특정 국가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사이버 공간에 접속하는 것은 맞지만 사이버 공간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가 공유하는 영토다.

근대 세계가 시작된 것은 17세기다. 스페인·포르투갈·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대탐험의 시대에 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의 자원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들 국가가 수립한 전 세계적 생산·분배 네트워크는 그들에게 압도적 우위를 선사했으며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 세계적 제조·분배 체제의 청사진이 됐다.

하지만 우리는 지구의 물리적인 한계에 다다랐다. 전과는 달리 심각한 결과를 낳지 않고서는 자원을 개발할 수 없다.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식량과 물을 확보하기 위해 허둥지둥 서로를 밀치는 경쟁에 나서야 한다.

사이버 공간은 우리에게 팽창, 탐험, 자아 완성을 위한 새로운 프런티어를 제시한다.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인 땅이다. 이 땅은 자신을 정의하고 체계화하라고 고함치듯 요구한다. 인터넷이 창출하는 가상 공간은 거의 무한한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 또 인터넷·인트라넷 네트워크의 다양한 정보 출처들을 상호 연결한다. 그 결과 모든 개인의 잠재력은 엄청나게 확장된다.

게다가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몇 년 안에 사이버 공간은 문자 그대로 생활 공간이 될 것이다. 이미 우리 아이들은 사이버 공간이라는 공유지에서 빌딩을 넘나들고, 산꼭대기에 오르고, 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탐험하고 있는 사이버 공간은 아직 ‘석기 시대’다. 관심과 우려가 비슷한 전 세계 사람이 모여들면서 점점 커져가는 온라인 공동체는 사이버 공간을 가장 가치 있는 ‘부동산’으로 만들고 있다. 사이버 공간의 ‘창조적 계급’이 새로운 체계와 서비스를 위해 어떻게 협업하느냐에 따라 미래 경제의 모습이 결정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 사이버 공간의 미래를 위한 정책 협의가 미흡하다. 최근 소니 해킹과 같은 사이버 테러가 빈발하고 있다. 사이버 공간을 관할할 글로벌 스탠더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마치 남극대륙을 공동 관할하듯 말이다. 어쩌면 인류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규칙이 필요할 수도 있다. 사이버 공간을 위한 규칙을 제정해야 새로운 제도와 제품을 창출하는 시민들을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이 신천지에서 그들이 잠재력을 최대로 구현할 수 있다.

동아시아는 세계에서 인터넷이 가장 많이 보급된 지역이다. 고등교육을 받은 인구도 가장 많은 지역이다. 이들은 인터넷 콘텐트를 생산하고 있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함께 모여 ‘사이버 공간 공화국’을 창립할 수 있을까. ‘사이버 공간 공화국’이란 미래 인터넷의 기능성이 엄청나게 확장될 것을 대비하는 새로운 규칙의 집합이다. 또 투명성, 사생활, 정보 공유, 네트워크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상호 합의한 규칙이기도 하다. 그러한 선견지명 있는 합의는 동아시아를 비즈니스와 연구를 위해 가장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정보기술(IT)뿐만 아니라 거버넌스의 모델로서 이러한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아시아에 사이버 공화국을 건국하는 한가지 방법은 6자회담이라는 선례를 참조하는 것이다. 북한 핵 문제의 항구적 해결을 위해 한국·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참가한 6자회담은 매우 귀중한 대화의 장이다. 2009년 이후 6자회담은 동면 상태다. 하지만 동아시아 주요국 간의 고위급 회담이라는 개념은 동아시아 사이버 공간에 응용할 수 있다.

모든 이해 당사자를 참가시키지 않고서는 안정적인 사이버 공간을 건설할 수 없다. 이들 5개국이 정직하게 협상하고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야 사이버 공간을 공동 행정 관할지역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종합적이고 창의적인 청사진을 만들 수 있다. 동아시아 사이버 공간에 대한 합의가 도출된다면 그 합의는 전 세계의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사이버 공간의 체계를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비전이 절실하다. 그래야 위협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현재의 태도를 극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공간 공화국을 위한 6자회담을 확장하면 21세기 첩보의 본질에 대한 심도 있는 재검토가 가능해진다. 첩보 분야는 전쟁 중 은밀한 수단으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발전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보 시대에 우리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야 안정적이고 중립적인 사이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투명하고 일관성 있는 원칙에 따라 정보를 보존하고 보호하는 복합적인 체계의 테두리에 대해 우리는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그런 역할을 수행할 원칙과 비전에 충실한 정보 기관을 건설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주요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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