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도 나랏일 마음대로 못했던 조선의 권력분립·소통 배워야” (조선일보)

조선일보 

“王도 나랏일 마음대로 못했던 조선의 권력분립·소통 배워야”

2015.08.13

“한국 공직자들이 해외 정책 사례를 찾아다니기보다 고유의 우수한 행정 시스템과 리더십을 배웠으면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우리 전통의 세계화를 강조하며 수차례 언급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의 저자 이매뉴얼 페스트라이시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2일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공직자들이 배워야 할 우수한 국가 운영 철학과 지도자상이 한국 역사에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3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중앙 부처 실·국장과 지방자치단체 부단체장 등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국정 과제 세미나 특강을 한다. 페스트라이시 교수는 “공직자들에게 선비 정신, 홍익인간의 민본주의, 다산 정약용의 통치 철학 등을 외국에 수출하는 역발상을 해보라고 제안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선 ‘민주주의는 서양에서 배워와야 한다’고 생각하더라”며 “그러나 (조선이 문을 연) 14세기부터 권력 분립과 투명한 행정, 책임감 있는 정치 리더십이 태동했고 17~18세기엔 당대 세계의 중심인 명·청보다도 우수한 통치 시스템을 자랑했다”고 했다. 또 “조선시대 왕(王)도 나랏일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다양한 세력과 소통하고 권력을 나눠야 했다”며 “한국 고유의 정치 문화가 ‘권위주의 독재’라고 자학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미국인인 페스트라이시 교수는 하버드대 동아시아문명학 박사 출신으로 일리노이대 교수 등을 거쳐 8년 전 한국에 정착했다. 그는 “한국 공직 사회는 고학력 남성이란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의사 결정을 하다 보니 창의적 아이디어가 안 나오는 것 같다”며 “예술가, 여성, 시민단체 출신, 외국인 등 이질적 집단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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