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rcles and Squares

셰계시민

“서울 프로세스: 한•중•일 간의 외교적인 협력을 위한 혁신적인 제언”

2015년 11월 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중·일 정상회의가 앞으로 계속 열리고, 거기서 어떤 역할을 펴느냐에 따라 한국은 전 세계에서 선도적인 외교 강국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을 수도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외교 분야에서 혁신적인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

현재 외교분야는예전에 비해 의식적인 절차와 수사로 말미암아 점차 생명력을 상실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선도하기 위해서 ‘서울 프로세스(The Seoul Process)’라고 부를 수 있는 외교의 새로운 접근법을 나는 제안하고자 한다.

서울 프로세스는 미래에 전 세계적 차원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모델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길 수 있다면 서울은 외교와 국제관계의 중심으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50여년 동안 제네바가 수행해온 역할에 상응하는 입지를 맡는 것이다.

서울 프로세스에 영감을 주는 모델은 1975년의 헬싱키 협정을 낳은 역사적인 헬싱키 프로세스다. 헬싱키 협정은 공산 국가들과 자본주의 국가들 간의 긴장을 완화시켰으며, 유럽 통합에 기여했다. 만일 서울 프로세스가 성공적으로 정립된다면 국제관계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기능할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창의적인 해결을 고무하는 일련의 다차원적인 참여(engagement)를 통해서다.

서울 프로세스의 틀 안에서 참가자들은 여러가지 요인들을 신중하고도 전향적인 자세로 임하므로서 국제사회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있는 오늘의 문제들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각국의 공식 입장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기술적 변화에 주목해, 그것들이 어떻게 국제관계의 본질 그 자체를 변모시키고 있는지도 면밀히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 프로세스는 구체적인 제안들은 물론, 다자간의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복합적인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합의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자간 인게이지먼트는 변화에 대한 합의를 수립한 후에 각국의 현장에서 실제적인 변화를 위한 초기 단계들의 실행을 촉진할 것이다.

서울 프로세스에서 가장 중요한 노력은 프로세스를 통한 실제적인 변화에 집중돼야 한다. 프로세스를 통해서 서울 프로세스에 가담한 당사국들은 정세와 실제에 대한 인식과 상호간의 관계에 대한 자세가 크게 바뀔 것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서울 프로세스는 친밀한 대화, 창의적인 교류, 참여적인 활동과 참가국 간의 보다 긴밀한 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조치와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또한 주어진 문제들을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 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음악과 미술, 문학, 영화 등의 예술가들도 참여시켜 창조적인 역할을 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창의와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결정적인 영감을 줄 것이며, 참가국들이 스스로를 성찰하고, 내재된 창의력을 개방하도록 선도할 것이다.  그룹의 회원들과 교류하면서 공연하고, 서로 자극을 주면 현안의 토론이나 심각하고 고도의 전문적인 대화보다 개인적인 교류와 인맥을 통해 국제관계를 유연하게 이끌어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들 특별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내성적이거나 자신을 표현하는데 확신이 없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시각을 편하게 제시하도록 고무하게 된다.

긴밀한 개인적인 유대 관계가 수립되려면 모든 회원들이 편안하게 느끼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그러한 논의에서는 여러 나라 말을 구사할 수 있게 되며, 서로 다른 사회와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사람들이 참가할 것이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자라나 한국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는 일본인은 특정 회의에 적합한 분위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질을 갖게 마련이다.통역을 통한, 혹은 통하지 않은 구두 대화가 있을 것이며, 번역 후 교환되는 문서를 통한 대화도 있을 것이다. 후자는 문서 형식이 더 편한 편인 중요한 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서울 프로세스를 위해 모든 참가자들이 서울을 방문할 필요는 없다. 베이징이나 자카르타, 서울이나 오사카에 있는 주요 인물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질문을 각자의 언어로 보내면 이를 번역해 다른 회원들에게 배포하면 된다.

다자간 모임인 서울 프로세스는  6자회담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포괄적일 것이다. 어떤 문제를 다룰 때에는 역사, 사회, 문화, 외교, 정치, 기술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그 문제의 본질에 대해 360도 전방위 평가를 수행할 것이다. 서울 프로세스에서는 문제를 다룰 때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게 될 것이며,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 기술적, 역사적, 미학적, 이념적 사안 등도 주목할 것이다. 해결책들은 일반 시민의 일상생활, 젊은이들의 경험, 기업과 정부의 관심사, 그리고 많은 다른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 등 모든 차원에서 나올 수 있다.

서울 프로세스는 획일보다는 복수의 해결책과 접근법을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초기 단계의 자유로운 토론 과정에서는 특정한 해결책을 배제하지 않고, 다양한 해결 시나리오를 상상하고 실험하도록 허용하면 유익할 것이다.

물론 회원들의 활동에는 문제를 ‘안으로부터’ 뿐 아니라 ‘밖으로부터’ 보는 관점도 필요하며, 전체와 당사자의 이해를 조화시키는 정교한 시나리오에 준한 역할(role  playing)이 요구된다. 참가자들은 논의에 참가한 다른 회원들의 시각으로 문제를 생각해 보기 위해  다른 입장의 역할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 프로세스는 틀에 박힌 기존의 외교적 논의에 비해 보다 자유롭고도 신중하게 토론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서울 프로세스에서는 논의를 유연하게 하기 위해 모인 그룹들이 난상토론(brain storming)을  벌이게 하면 분위기는 보다 자유로워져 새롭고, 독창적인 방안들이 생동감 있게 창출될 것이다.

그렇지만 서울 프로세스는 보다 기획적이고 구조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다양한 시각과 전문성이 균형을 이루도록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회원들의 신중한 선택과 개방적인 대화가 중요하고, 그런 분위기를 촉진할 수 있는 능력(skill)을 갖춘 회원들이 참여해야 한다.

바람직하기로는 창의적인 활동이 활발히 전개돼서 모든 회원들이 합의한 만족한 결과물이 만들어져 회원들에게 명료하게 전달돼야 한다. 예를 들면 어떤 회의에서는 짧은 합의 문헌을 내놓을 수 있다. 그 문헌에는 신뢰 구축과 실행을 위한 일련의 구체적인 제안과 실행 세칙이 포함될 수 있다. 토론에 참가한 모든 회원들은 실행에 필요한 역할을 실수 없이 수행하도록 강제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과정 전체를 통해 모든 회원들을 끌어들이는 적극적인 토론도 이뤄져야 하며, 누구나 편안하게 발언할 수 있도록 하되, 참가자들이 외부에서 강연을  통해 별도의 활동을 함으로서 영향을 미치는 일은 금지돼야 한다.

중앙과 지방정부의 대표, 비정부기구(NGO) 대표, 교수, 외교관, 기술 전문가, 소통 전문가, 일반 시민 등이 참가하면 회의를 보다 민주적이고 창의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예술가들과 음악가들도 서울 프로세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들은 공연 등을 통해  기구와 모임에 윤활류 역할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구속력은 없겠지만 호의적이며 혁신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에도 기여할 것이며, 휴식에도 일조할 것이다.

대체로 국가들이,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동체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때는 완전히 지쳐있거나, 아니면 고통스러운 상태의 끝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서울 프로세스는 창의성과 공감능력을 발휘해서 이제까지 아무도 가능하다고 상상하지 않았던 상황에서 해결책을 발견할 수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서울 프로세스”는 이 지역의 평화는 물론, 세계의 정치 지형에 선도적 역할을 할 프로제트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