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필요한 건 혁신일까 용기 일까” (중앙일보 2015년 12월12일)

중앙일보

“한국에 필요한 건 혁신일까 용기일까?

2015년 12월 12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한국에 혁신이 필요하다는 말은 이전에도 자주 나왔다. 그러나 요즘에는 한국에 혁신보다 용기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혁신과 용기가 함께 조합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한국의 경제적 난제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대폭 줄이면 수출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해도 고속 경제성장에 버금가는 경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는 다음 세대에 대한 도덕적 책임이기도 하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화석연료 소비가 가져오는 위험을 엄중히 경고하며 다음 세대에 대한 우리의 의무를 상기시켰다. 전 세계 개도국이 한국을 벤치마크로 삼는 만큼 한국의 빠른 화석연료 감축은 국경을 초월한 효과를 가진다.

안보 측면에서도 한국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만 한다. 국내 발전 재생가능에너지로 20~30년 내 (혹은 그보다 먼저) 100% 에너지 자급자족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무역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안보는 이런 모든 우려보다 우선시된다.

한국이 북한과 충돌을 빚고, 그 결과 한반도 무역에 급제동이 걸린다고 생각해 보자. 군사력이 우위에 있어도 무기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할 화석연료가 없다면 빠르게 무력화될 수 있다. 부산이나 인천을 통해 연료가 수입되지 못하면 며칠 지나지 않아 많은 도시가 마비된다. 이런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의 승리를 보장할 수 없다.

한국의 경제 및 산업 전략에서 혁명적 변화가 필요한 때다. 조선산업을 발전시킨 1967년의 5개년 경제개혁에서 볼 수 있었던 장기적 비전도 마련해야 한다. 100% 재생가능 에너지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유의미한 5개년 경제계획을 수립하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은 터빈과 전자, 전기 배터리, 태양전지 패널에서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관건은 정부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주도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군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다른 경제 부문과 달리 군은 2년 내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하고 국가안보를 위해 모든 관련 건물에 태양전지를 사용할 것을 지시하고 밀어붙일 수 있다. 군이 대규모 태양전지와 풍력발전, 전기 배터리 시장을 열어 주면 장비 유지 보수를 위해 필요한 전문가의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기업은 군이 보장하는 시장 수요를 믿고 향후 발전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할 수 있다.

조선업의 경우 모든 선박에 보다 높은 에너지 효율 기준을 적용하고 모든 선박의 전체 표면에 풍력 터빈이나 태양 패널을 장착해 선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자가 발전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징을 이용해 이동식 대규모 해상 풍력발전소를 다수 설치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자동차 부문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5년 내 모든 자동차를 전기자동차로 교체하도록 독려하고 그렇게 하는 사람에게 충분한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정해진 기한 이후에도 전기자동차로 교체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높은 탄소세를 부과해야 한다). 이는 제조업 부양으로 한국 경제를 활성화시킬 뿐 아니라 자동차 소유주들이 가정용 태양전지를 이용해 가정에서 자동차 연료를 충전할 수 있게 해 준다. 대기 질 개선과 에너지 독립,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생각하면 보조금 비용은 결코 많은 게 아니다.

정부 청사 건물부터 시작해 모든 상업 및 거주용 건물에 최고로 엄격한 단열 기준을 적용하고 건물 표면에 태양전지를, 모든 창문에 투명 태양전지 패널을 설치하는 것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를 예외 없이 적용하는 한편 낡은 집은 규제에 맞게 수리하는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단열시설을 설치하고 태양전지와 소형 풍력발전기를 낡은 건물에 적용하는 공사를 실시하면 청년 일자리도 효과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

전기 비행기 개발 또한 잠재력이 높다. 이미 지적재산권을 다른 국가가 통제하는 전투기나 상업용 제트기 분야에서는 한국이 뒤처질지 모르지만 이제 막 발전을 시작한 전기 비행기 시장은 한국에도 활짝 열려 있다. 전자산업에서 한국이 가진 저력을 이용한다면 한국은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화석연료 비행기가 구시대의 산물이 되는 시점을 20년 후로 잡는다면 전기 비행기 시장 선점을 위해 당장 행동에 나서야 하는 때는 바로 지금이다.

마지막으로, 미래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빠르게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재생가능 에너지 산업의 주요 주체와 협력적 관계를 잘 활용해야 한다. 2011년 덴마크와 체결한 ‘녹색동맹’은 녹색기술 개발 협업을 증진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2050년까지 100% 재생가능 에너지를 달성하겠다는 덴마크의 목표는 한국에도 많은 시사점을 안겨줄 것이다.

 

 

 

한국에 필요한 건 혁신일까 용기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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