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 교수를 만나다”
겨울한파가 주춤해진 1월중순 한 오후,
이만열 교수를 만나러 인사동에 위치한 한 전통찻집을 찾았습니다. 시가연 (詩歌演)이란 곳인데요.
시와 노래와 문학의 향기가 넘치는 곳이랍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한 달 만에 다시 만난 교수님은 여전히 아이처럼 해맑은미소로 반겨주십니다.
마침 카페 한 공간에서는 인문학카페의 정기회의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시와 문학의 뿌리를 지키고자 노력하시는 회원들께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책장에 꽂혀진 피천득 작가의 수필집 [인연]을 보니 반갑네요. 오래만에 책장을 펼쳐보며 옛 생각에 잠시 젖어봅니다. 저도 한 때 꿈많은 문학소년 였다는^^,
이만열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나 3년 전 ‘한국귀화’를 한 한국에서 10년 넘게 거주하신 특히, 아시아문화권에 전문인 학자이기도 합니다. 「한국인만 몰랐던 더 큰 대한민국」 저자이기도 하며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알고 사랑하시는 분입니다. 평화 운동을 했던 경희대학교 내 활동 외에도 기후변화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요. 향후 동대문구에 위치한 많은 대학들 간의 교류를 통해 관련된 주제를 갖고 연구단지나 대학타운 등의 이슈를 함께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펼쳤으면 한다는 의견도 주셨습니다.
최근까지 경희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인문학을 가르치고 이제 ‘경영연구원’ 이란 싱크탱크로 새로 자리를 옮기신다네요. 6년 여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청년들이 취업 등 현실적인 고민으로 인문학 교양과목에는 관심이 멀어지는 게 아닌지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동대문구에 일터를 두고 활동하면서 이 교수가 바라보는 동대문구는 어떤 모습였는지 궁금했는데요. 주로 회기동과 홍릉지역을 다니며 기억되는 동네의 모습은 ‘참 살기 좋은 동네! 문화와 역사가 함께 살아 숨쉬는 동네!’ 였다고 합니다. 이런 훌륭한 문화 유산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홍보도 늘리고 인문학과 역사 교육이 활성화되면 좋겠다는 의견도 주셨답니다. 특히, 마을 살리기 운동이나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 활성화에 대해 강조하셨습니다.
주민들끼리 때론, 지역의 정치인, 교수, 공무원, 언론인 등 지성인들과 함께 10~20명 정도 소규모로 편하게 ‘잘 사는 우리동네‘ 란 주제로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민을 터 놓을수 있는 공간! 그런 커뮤니티가 동대문구에 부족한 것 같아 아쉬웠다 하시네요. 지역에 문화센터가 몇 곳 있지만 실제로는 주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진 곳도 있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솔직한 의견도 주셨습니다.
기계화된 사회에서 잠시 스마트폰을 꺼놓고 문화를 즐기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 가슴이 와 닿네요. 새로운 발상으로 공동체 문화를 회복하고 이러한 공간들이 마련되면 큰 역할을 하리라 생각이 됩니다. 평소 자치행정에 관심을 갖고 여러 지방 자치단체와 연구협력 등 다양한 활동을 하셨는데요. 우선 구정이라는 단위에서 볼때 공무원들이 지나친 위계 서열에 치우치지 않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우선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주십니다. 행정의 결정 과정에 주민의 참여를 늘리고 ‘좋은 공동체‘ 를 만들기 위해 10년, 20년, 나아가 100년을 생각하는 도시계획과 정치를 펼쳐야 한다는 조언을명심하겠습니다. 시간을 내주신 이만열 교수님 감사합니다. ^^
Q) 지난 6년 여간 동대문구를 지내면서, 경희대에서 교수로 생활하시면서 느끼신 생각과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A)일단 학교의 평화사상 정신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는 경희대학교 등 인근 KAIST 경영대학원에서도 많은 활동을 했고 충청남도, 대전, 서울시, 경기도, 광주 등 지방자치단체에서도 협업을 많이 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세상을 바람직하게 운영할지 고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동대문구에 문화센터가 몇 곳 있지만 실제로 커뮤니티가 잘 활성화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눈에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공동체 문화의 위기, 인문학의 위기가 왔습니다.
젊은이들은 핸드폰에서 눈을 떼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참여하고 즐기는 콘텐츠 기술은 많지만, 그 자체가 공동체는 아닙니다. 핸드폰을 잠시 꺼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 진지하게 토론할 공간이 필요합니다. 청소년, 청년, 정치인, 교수, 공무원 등 동네를 대표하는 다양한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10~20명 소규모로 모여서 자유롭게 대화하고 고민을 털어 놓는 대화의 장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Q) 다양한 대표성을 띈 시민과 전문가들이 모여, 동네 이야기를 함께 하고 공통의 주제를 확인하고 교육, 복지, 환경 등 세부적인 논의하는 장을 말씀하시는 거지요?
A) 처음에는 모임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첫 단계에서는 교수나 정치인, 유명인사의 특강, 토크쇼 등 통해 모임의 존재를 알리고 이 후에는 자연스럽게 공동체의 구성원, 주민들의 모임이 되게 구성되어야 합니다.
Q) 교수님께서는 학교에 계시며 외부 언론에 기고도 많이 하시고, 평화운동, 환경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데요. 동대문구 안에는 경희대 외에도 서울시립대, 한국외대, 한국종합예술대학 등 많은 대학들이 있습니다. 대학들이 평화와 아시아 협력에 있어서 어떻게 기능할 수 있을까요?수 있는 역할에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제가 참여하고 있는 ‘지구경영원’을 통해 경희대와 MOU를 맺거나, 해외 문화교류를한 적이 있습니다. 공통의 주제를 갖고 연구단지 조성, 대학타운 등 이슈를 관내 대학들이 함께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오히려 전보다 대학 간 교류가 소원해 진 게 아닌가 싶어요.
Q) 올해 6월 지방선거를 맞아서, 지방자치단체가 지방행정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가치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요?
A) 저는 지방행정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충청남도 자문관, 대전에서 3년 등 연구를 수행하고 협업했었는데요. 무엇보다 가까운 구청을 보더라도 공무원들이 상하관계, 딱딱히 서열에 치우치지 않고 제 역할을 할 분위기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또 구청은 어떻게 보면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자치기구로서 구정의 결정과정에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해야 합니다. 선거 때마다 바뀌는 계획이 아니고10년, 20년, 나아가 100년을 생각하고 도시를 계획하고 정책을 펼칠 수 있는 그런 합의 과정이 마련되어야 해요.
Q) 최소 10년, 20년 장기적으로 목표를 세우고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토론과 합의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이렇게 지역에서 토론과 합의과정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예를 들면 시장, 구청장에게 어떤 리더십이 필요할까요?
A) 저는 반대로 큰 리더십이 필요하지 않다 봅니다. CEO의 리더십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꼭 지성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토론과 합의 과정을 통해 구성원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할 수 있는 능력, 포용이라고 할까요? 화합을 이끌 수 있는 그런 섬김의 리더십이라면. 동네 아주머니도 자신이 사는 지역의 문제에서 리더십을 훌륭히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꼭 의사결정권자(결재권자)에게 큰 리더십이 필요한 건 아니에요.
Q) 마지막으로,「한국인만 모르는 더 큰 대한민국」이란 책도 쓰시고, 한국 사랑이 남다르십니다. 혹시 동대문구 구민만 모르는 동대문구의 매력이나 장점이 있을까요?
A) 저는 동대문구에 일터를 두고 활동하면서 동네에 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3년 간 회기동과 홍릉 일대에서 중국인 등 강의나 포럼을 통해 교류도 많이 했어요. 그 때 동네 구석구석 벽화, 음식점, 작은 커피숍 참 좋았습니다. 세종대왕기념관 등 고풍스러운 동네 분위기도 좋았고요. 하지만, 모여서 주민들이 토론할 만한 ‘커뮤니티 공간’ 이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이제 새로운 발상, 혁신이 필요합니다. 점점 사라져 가는 공동체 문화를 회복해야 하는데, 이러한 공간이 마련되면 큰 역할을 할 거라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서 주민들이 정기적으로 모임도 같고, 더 좋은 공동체를 위해 토론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활기찬 동대문구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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