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작전이 한국에 상륙하다. Circles and Squares

#미투 작전이 한국에 상륙하다.

Circles and Squares

2018년 3월 17일

이만열(Emanuel Pastreich)

모두 봤을 것이다. 충청남도 도지사 안희정이 지위를 이용하여 자신의 비서 김지은을 성폭행했다는 고발이 텔레비전을 통해 나왔고, 안희정은 공식 조사도 없이 즉시 사임해야만 했다. 오랫동안 한국 남성들의 손아귀에서 성적으로 억압받던 한국 여성을 해방으로 이끄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언론은 이를 집중 조명했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이러한 해석이 한국에서 거의 보편적이다. 그러나 진행 과정과 그 시점이 무언가 너무도 완벽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JTBC의 손석희가 비서 김지은을 인터뷰했던 시점을 우선 생각해보자.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포괄적 대화로 가는 문을 열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하는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었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트럼프와 아베가 막후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해 그토록 애써왔던 북한과의 대화였다. 눈 깜짝할 겨를도 없이, 김지은 씨가 한 말은 신성불가침이 되었고, 안 지사는 실업자가 되었다. 이는 강간 사건이며 안 지사의 정치 생명이 끝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명박은 다수의 범죄 혐의를 받았고, 이에 관하여 철저한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은 아무 일도 없이 자신의 임기를 마쳤으며, 사임을 고려해 본 적이 전혀 없었다.

한국 친구들에게 이 거물 정치인의 갑작스런 몰락이 무언가 수상해 보인다는 말을 꺼냈다가, 나는 성 범죄자를 옹호한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에서 공개적으로 공격당했다. 그러나 내 말을 바로 일축하기 전에 이번 사건을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성적 학대를 종식시키기 위한 강력하고도 전국적인 운동이 벌어진다고 가정해보자. 이보다 더 환영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그런 상황은 아니다. 보이는 것은 끊임없이 “#미투”를 내보내는 언론이 전부이다. 소수의 몇몇 사람들을 중심으로 텔레비전에서 나부끼는 “#미투” 깃발들은 너무도 완벽해서 마치 하나의 정치 컨설팅 회사가 준비한 것처럼 보일 정도다. 어떤 여성들이 당한 성적 학대에 관한 논평의 세밀한 문구는 너무도 완벽해서 비현실적으로 보일 정도다.

그러나 사실을 말하자면, #미투 운동은 한국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의 실체를 건드리지도 않는다.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 건물의 청소 등을 담당하는 여성 잡역부, 편의점이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저임금 여성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극심한 성적 학대 사례들이 많다. 이들이 성적으로 어떻게 학대당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들은 일이 없다. 섹스 산업에 대한 논의도 없다. 포르노의 확산과 포르노에 가까운 이미지를 통한 광고가, 남성들에게 여성을 사람이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도록 적극 부추기는 사회를 만든다는 점에 관한 논의도 들은 바가 없다.

성적 학대와 여성 근로자의 관계에 관한 분석을 본 일이 없으며, 약탈적 경제 시스템에 의한 우리 사회의 근로자 학대라는 더 큰 이슈에 관한 분석을 본 일도 없다.

한국에서 성희롱은 잘못된 시스템의 산물이 아니라, 질이 안 좋은 사람들에 국한된 학대의 독특한 형태라고 가정된다. 유명 인사들이 관련되었을 때만 주목 받는다.

이러한 “#미투”에는, 선거를 통해 행정 관리자를 선택하는 민주 절차를 전복하려는 정치 공작의 징후가 농후하다. 어떤 형태의 정당한 절차도 없이 어느 누구라도 아무 때나 끌어내릴 수 있는 그림자 정부의 창출로 가는 첫 걸음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위험한 흐름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만 한다. 한국이 북한과의 역사적 대화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북한과의 교섭 노력에서 중심적 역할을 해 온 정치인 중 하나인 안희정의 낙마가 전혀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 어떤 경우가 되었건 그 연관성에 관한 과학적 조사가 있으면 좋겠다.

안희정이 사퇴한 이후, 위키피디아에서 그에 관한 항목은 거의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정되었는데, 다음과 같다.

 

“안희정(Ahn Hee-jung)은, 안희정(An Hee-jung)으로 표기하기도 하는데, 남한의 36대 및 37대 충청남도 전임 도지사이다.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했다는 혐의를 인정한 이후 도지사 직책을 사퇴하고 공적 활동에서의 은퇴를 선언했다.”

스탈린이 득의양양했을 법한 그런 방식으로 안희정의 경력은 완전히 삭제되었다.

 

연이어 터져 나온 과거의 섹스 스캔들에 마찬가지로 연루되었던 고은 시인의 사례를 생각해보자. 한국의 노벨상 후보자가 갑자기 환영받지 못하는 인간이 되었다. “익명을 요구한” 출판 관계자가 한때 한국이 이룩한 최고의 업적이라고 언론이 칭송하던 그의 시를 교과서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는 갑작스런 소식을 언론이 전한다. 그의 시가 어린이들에게 “부적절하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하면서 말이다.

고은의 시를 제외하기로 한 편집상의 결정도 부적절하지만 이는 주된 이슈가 아니다. 우려스러운 점은 의사결정의 정당한 절차가 무너졌다는 것이다. 해당 이슈를 논의하기 위하여 교육부 안에서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았다. 교과서 편집을 논의하기 위해 전문가의 증언이 요청된 일도 없다. 아무런 투명한 절차도 없이 한 달도 안 돼 종결되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를 역사의 먼지 더미 속으로 던져 넣는 결정을, 그림자 정부가 막후에서 했을 수도 있을까?

전해들은 이야기를 상업 방송을 통해 유포하는 유사한 방식으로 문화계와 정치계의 유력 인사들을 공격했던 미국 “#미투” 운동의 완벽한 복사판을 보고 있다. 고은의 경우와 가장 유사한 사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가장 사랑받던 지휘자 제임스 레빈(James Levine)이다. 1960년대에 레빈으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세 사람의 남성이 나서면서, 레빈은 철저한 조사도 전혀 없이 자리를 잃었다. 그에 관한 혐의들이 정확할 수도 있고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오래 전 일이다. 그러나 레빈에 대한 공격이 마녀 사냥이었고, 나날이 억압적으로 되어 가던 미국 상황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일만한 사람들을 협박하기 위한 것이었음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안희정의 사례와 대단히 유사한 두 건의 정치 사건이 있다.

첫 번째는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었으며 독자적인 신조를 지녔던 민주당 상원의원 앨 프랭큰(Al Franken)에 대한 일련의 폭로였다. 그가 몇몇 여성의 몸을 더듬었다는 일련의 폭로가 2017년 11월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와 거의 동시에 다른 상원의원들은, 정당한 절차나 조사도 없이, 프랭큰의 즉각 사임을 요구했고 그는 사임했다. 그러나 해당 스캔들 자체에 관하여 그리고 어떻게 언론에서 그 사건이 확산되었는지에 관하여 의문점이 여전히 남는다. 결국 프랭큰은 폭로가 나올 때마다 무엇이 되었건 자신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즉시 사과했다. 자신에게 부적절하게 입을 맞추었다고 주장했던 리앤 트리든(Leeann Tweeden)에게 프랭큰이 처음으로 사과했는데, 트리든은 이를 받아들이기도 했다.

프랭큰이 법률을 어겼는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그는 상원의원 직에서 사냥을 당하듯 쫓겨났다.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 싸움을 이끌어갈 최적임자였던 미국 정치가이자, 다음 대통령 선거의 유력한 후보자가 정치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프랭큰에 대한 비난을 이끈 이들이 민주당 내의 부패하고 무기력한 동료들이었다는 사실은 어떠한 측면에서도 그 과정을 정당화할 수 없다.

그리고 지난 달 호주의 바너비 조이스(Barnaby Joyce) 부총리의 사임이라는 커다란 구경거리가 있었다. 조이스 부총리는 머독 미디어 네트워크의 타블로이드판 신문이 그의 성희롱에 관한 선정적 기사를 시리즈로 내보낸 이후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기사가 다루었던 성희롱 사례들에 대하여 현재까지 주의 깊게 조사된 바는 없다. 피해 여성을 돕기 위해서라기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희정에게 의지하듯이, 조이스에게 정치적으로 의지하던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호주 총리를 흠집 내려는 시도에 더 가까워 보였다.

미국과 호주 그리고 남한의 세 정치인들은, 어떠한 철저한 조사도 없이 그리고 그들 자신의 행위에 대하여 설명할 기회도 전혀 없이, 즉시 사임을 강요받아야 할 포악한 성 범죄자들인가? 그렇게 주장할 수 있겠다.

그러나 이윤을 추구하는 미디어 기업의 보도에만 온전히 의지해 그들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방식은 대단히 의아하게 보인다. 정치인들의 사임이 가져올 정책 효과가 이들 미디어 기업들의 이해관계에 미칠 영향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말이다.

프랭큰과 조이스 그리고 안희정 세 사람은 또 다른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극우파가 추진 중인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전쟁 공세에 맞서 싸울 적임자로서 능력 있고 카리스마를 갖춘 정치인들이라는 점이다. 세 사람은 모두 최고위 선출직에 도전할 강력한 후보였고, 그들의 소속 정당이 평화와 교류를 효과적으로 추동할 역량을 갖추는데 핵심적 인물들이었다.

중국을 상대로 한 군비증강에 맞서 싸움을 이끌어 갈 능력을 지녔던 남한과 호주의 두 주요 정치가의 탈락은 트럼프의 외교적 입장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호주의 경우, “중국과의 전쟁”을 이끄는 미 해군 태평양 사령부의 사령관 해리 해리스(Harry Harris)가 유례없는 군사적 긴장의 고조 속에 호주 대사로 지명되었다. 본질적으로, 외교관계가 배타적인 군사관계로 전환되어버렸다. 남한의 경우에는 북한과 관련된 수많은 논의에도 불구하고 주한 미국 대사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상 한미연합사령관 빈센트 브룩스(Vincent Brooks) 장군이 실질적으로 미국 외교를 대표한다. 중국과의 전쟁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실질적 현안으로 존재하는 두 핵심 국가에서 두 정부는 오로지 군사적으로만 협력해야 한다고 요구받고 있다.

#미투 캠페인에 동참하기에 앞서 이러한 큰 그림을 생각해보자.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근로 여성을 성적 학대로 내모는 실질적인 사회구조적 이슈에 집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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