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정상회담” Circles & Squares” 임마누엘 페스프라이쉬

판문점 정상회담

나는 영광스럽게도 한국의 영어 방송 채널인 아리랑 TV로부터 판문점에서 열렸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해설자로 초대되는 기회를 얻었다. 그 방송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아마도 두 지도자가 남북한 간의 적대 관계를 끝내고 향후 협력을 위한 경로와 비전을 제시했던 소위 ‘판문점 선언’을 소개하는 짧은 연설을 한 직후에 내가 말을 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나를 인터뷰한 아리랑 뉴스의 앵커가 그 연설을 보고 감동받은 것은 분명했다. 그녀가 생각을 정리한 다음 내게 영어로 질문을 하기까지는 몇 분의 시간이 필요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그 정상회담이 열렸던 2018년 4월27일에 양국 지도자들이 보여주었던 배려행위에서 다소 감동을 받았다. 우리는 이데올로기, 선전, 경제 및 안보 관련 이유로 인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져서 지난 60여 년간 유지되어 왔던 분단국의 양측 지도자들이 함께 모여서 상대를 어깨너머로 보지 않고 편안하게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았다. 그 순간 모든 한국인들의 어깨에서 엄청난 부담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과거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과의 교류를 통해 성취할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그 순간에 양국간 교량이 구축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문제가 앞에 놓여 있더라도 정책적으로 상대를 무조건적으로 악마화했던 암울한 냉전 시대로는 결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그렇게 행동하는 하는 이들이 미국에 많지만 그들은 점점 더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이 두 지도자 간의 긴밀한 교류로 인해 남한의 시민들은 거의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김정은을 미치광이 독재자나 무자비한 인권탄압자 또는 비인도적이고 기괴한 거짓과 범죄의 왕국 지도자가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 보게 되었다. 갑자기 북한 사람들이 어떤 결점을 갖고 있든 상관없이 남한 사람들처럼 보통 사람이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 열리는 노인들의 집회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북한을 악마화하는 표현들이 사라졌다.

한국인들이 어렸을 때부터 반북 사상을 주입 받았고 대부분의 언론들이 그런 상황을 더욱 조장해왔음을 감안한다면 두 지도자가 강요된 엄격한 제한 없이 함께 이야기하는 이 순간은 정말로 획기적이었다.

공동 선언문의 내용도 내게는 인상적이었다. 여기서는 남북한 관계의 완전한 변화와 함께 모든 적대 행위의 종식을 자신 있게 선언했다. 나는 이제껏 평화를 선언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그 선언문이 트럼프 행정부나 미국 정부의 입장을 전반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아마도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제안을 거절하거나 트럼프 행정부에 미리 사본을 보여주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공동 선언의 본문은 독창적이고 고무적이었으며 당연히 한국어로 작성되었다. 초안 작성자는 미국이나 일본, 중국이 듣고 싶어 했던 것을 예측하려고 시도하지 않았다. 실제로 미국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는데 나는 이것이 매우 적절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적어도 트럼프 행정부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언급하기를 많은 시청자들이 기대했을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그러나 나는 초기 열정을 가졌었던 이번 정상 회담에 대해서 실제로는 매우 불편하게 느끼고 있다. 나는 그 이상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는 결과적으로 어떠한 도덕적이고 지적인 혼란을 느꼈다.

어쨌든 나는 아시아에서 일하는 미국인 전문가이고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내가 객관적인 관찰자로서 기여할 것이라는 가정 하에 경력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지난 17년간 부시, 오바마, 트럼프 정부를 거치며 지속되어 왔던 미국의 역겨운 군국주의로 인해 내 조국에 대한 환멸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이 이 지역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는지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그러한 의심은 지난 60년간 전 세계에서 행해왔던 불법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확인하는 기밀 자료들이 공개됨에 따라 더욱 증폭되었다.

우리가 정상 회담을 보았을 때조차도 내 마음 속에서는 ‘한국에 관해 말하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내가 모르는 사이에 한국인들을 계속 분단된 상태로 만든 과정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이 계속 떠올랐다. 말할 필요도 없이 15년 전이었다면 나는 그러한 의문을 결코 갖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에 대해 논평을 하는 것은 객관적 분석을 제시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어느 정도까지는 예일대, 도쿄대, 하버드대의 아시아학 연구 과정에 있는 엘리트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나의 지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나는 실존적인 난제에 직면했다.

그러나 판문점 정상 회담에는 단지 미국의 무관함이 증가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보다 가시적인 것들이 있었다. 나는 토의된 주제들에 대해서는 만족했지만 누락된 주제들로 인해 매우 불안했다.

나는 마치 한국인들이 시간왜곡 속에서 살고 있는 것처럼 어느 순간에 느끼게 되었다. 그들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간의 정상 회담이 있었던 2000년으로 어떻게든 돌아왔으며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그때 이루지 못했던 것들을 성취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세계는 2000년 당시와는 완전히 다르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 빈부 격차의 증가 또는 기후변화의 위협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한반도의 미래에 대한 논의에서 중심에 놓여야 할 일련의 엄청난 위험들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내가 들었던 내용은 신뢰 구축, 경제 교류, 정부 간 연락 사무소 개설 및 적대 행위의 종식에 관한 것이 전부였다. 물론 그들은 진지했으며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우리는 다루기 편한 문제만이 아니라 실제 문제들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우선 이번 정상회담은 잘못된 전제 하에서 진행되었다.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가정 하에 모든 것이 수립되었다. 미국 또한 비핵화에 참여한다는 모든 제안은 비웃음거리가 되었으며 진보적인 언론에서조차 언급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이 비핵화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핵전쟁의 위험은 북한이 아닌 미국과 러시아 또는 미국과 중국 간 문제이므로 정말로 무관할 것이다.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협상 당시에 미국은 국제법을 대부분 준수했으며 다양한 무기 통제 협약에 전념했다. 미국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북한은 국제법을 따르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무기 통제에 관한 대부분의 협정을 존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제 예방공격을 통해 러시아 미사일이나 중국 미사일을 타격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미국이 서명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 미국 핵무기를 폐기하기 보다는 아니라 개조하고 있다. 끝으로 미국은 해외에서 수많은 불법적인 전쟁에 관여하고 다른 국가들에게 내정간섭을 해왔다. 또한 미국은 NPT 밖에서 핵무기를 유지하려는 이스라엘과 인도의 노력을 지지했다.

양국 지도자들은 동북아의 진정한 안보 위협인 중국, 일본, 한국, 러시아, 미국 간에 벌어지는 무시무시한 군비 경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 이러한 군비 경쟁 강화로 인해 핵전쟁을 포함한 전쟁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으며 미국에 의한 북한, 러시아 및 중국에 대한 노골적인 군사적 위협은 더 갈등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위험한 상황을 우선 해결하고 포괄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반도의 기후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재앙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한은 향후 5년간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계획을 즉각 시행하고 한반도를 황폐화시킬 해수면 상승 및 증가하고 있는 사막화 문제에 대해서도 준비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수조 달러 규모가 소요될 두 프로젝트 모두 미룰 수 없다.

그러나 한국의 대북 교류를 주도하는 것은 NGO가 아니라 북한의 광범위한 석탄 매장량에 매력을 느끼고 저비용으로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다수의 석탄 발전소를 건설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기업들이다. 이 과정에서 기후 과학자들이 제기하는 심각한 경고는 무시되고 있다.

남북한 및 전 세계에서 극소수의 부자들에 의해 부의 독점이 점점 심화되고 있는 현상은 오늘날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이 문제는 이번 정상 회담에서 다루어지지 않았으며 문 대통령의 국내 정책에서도 심각하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 지역에서 증가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은 북한이 몇 가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보다도 더 위험한 위협이 되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판문점 정상 회담은 회담 자체 및 그 의미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균형을 잃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회담이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전쟁 준비를 은폐하고 한국인들과 세계인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볼 수도 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인들이 트럼프에 대해 무엇이든 신뢰할 수 있다고 가정하는 데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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