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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 많은 대한민국 군 복무 제도” (중앙일보 2017년 5월 13일)

중앙일보

“장점 많은 대한민국 군 복무 제도”

2017년 5월 13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많은 한국인 친구가 ‘의무징집제가 없는 미국이 부럽다’고 내게 말한다. 한국에서는 젊은이들이 수년간 군 복무를 하느라 학업도 뒤처지고 지루하거나 어떤 때는 위험한 작업을 해야 하는데 ‘미국 사람들은 군대에 안 가도 되니 얼마냐 좋으냐’는 뜻이다. 충분히 이해되는 말이다. 또 나는 지난 수년간 병사들에게 7차례의 강연 기회를 통해 우리 병사들이 겪는 고초를 목격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대한민국 징병제가 부럽다.

최근 미국의 대외 분쟁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다. 미국은 징병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군대에 가는 것은 더 이상 모든 시민이 수행해야 할 의무가 아니라 다른 대안이 없는 사람들의 호구지책이 돼버렸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들이 가난하기 때문에 ‘국가를 위해 목숨 바쳐 희생해 달라’는 호소에 부응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Read more of this post

다른 백년

“환경보호는 정신혁명이다”

2017년 5월 1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현재의 젊은 사람들은 이전 세대가 환경에 대해 너무나 무심하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결정권을 쥔 사람들의 이러한 무관심이 변화에 인색할 뿐만 아니라 환경을 위한 장기적인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항상 북극곰이라든가 빙하와 같은, 일상생활과의 접점이 거의 없는 일들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이런 자료가 하는 일이라곤 환경문제가 일상적 실천이 아니라 국가의 녹을 먹는 전문가들의 몫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정도에 불과하다.

덧붙이자면 그저 그들이 잘 해주기를 바라는 외에 달리 할 일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다고 할까.

젊은이들은 그런 사람들이 특정한 문건에 합의하고 사인하는 일이 환경을 나아지게 하리라 믿음으로 유인되거나, 그린피스가 뭔가 기여할 것이라거나, 부유한 자들 혹은 고위공직자들이 뭔가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는 믿음으로 유인되곤 한다.

환경보호, 북극곰 살리는게 아니다

반면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위해 뭔가 할 수 있다는 식의 실질적인 정보는 거의 접하기 어렵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교수나 고위공직자들은 이미 스스로 실천하기를 관두고 젊은이들을 호도하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는 것들을 전달하며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고위교육기관에서 전달하는 많은 지식에 만일 윤리적 결단이나 구체적 실천지침 따위가 결여되어 있다면 그것은 심장이 뛰지 않고 폐가 숨을 쉬지 않는 신체에 단지 피가 흐르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윤리성 없는 그러한 지식은 죽은 지식이다. 죽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보다 더 자주 관찰되는 교육의 모습은, 교육이 교육이 아닌 엔터테인먼트로 전락한다는 뚜렷한 징후이며, 엔터테인먼트는 중대한 이슈로부터 공공의 관심을 흩어놓는 데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인구의 폭증이나 사막화, 수질오염, 해양생태계 문제, 농업위기와 대기오염 등의 문제는, 그 개선을 위한 모든 단계에서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진 않는다. 하지만 텔레비전에서 보는 교육받은 사람들은 너무나 경직되어 있고 진정 필요한 일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들을 반복하고 있으며, 국제단체는 진정으로 필요한 일을 위한 가장 기초적인 일조차도 외면한다.

그보다 그들은 자신들의 편익을 위해 후대의 안위에 대한 고려는 거의 하지 않은 채 환경을 소비하는 데 주로 관심을 갖는다.

진정한 변화를 가져오는 데 필요한 것은 아주 작은 실천이고, 그것은 일상생활에서도 실천할 수 있는 단순한 실천이다. 그 실천을 위해 굳이 앨 고어의 기후정책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용기와 상상력이 필요할 뿐이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환경보호

고대 그리스 역사가인 투키디데스는 “행복의 열쇠는 자유에, 자유의 열쇠는 용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가 뜻한 바는, 근사한 식당에서 값비싼 식사를 즐긴다든가 좋은 차를 끌고 다닌다든가 하는 바로는 행복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이건, 무언가를 소비하는 식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 든다면 행복과는 계속 멀어지기만 한다.

인간은 그럴 땐 스스로 뭔가 나아진다는 감각을 얻고자 끊임없이 변죽을 울리며 강박적으로 거기에 매달릴 뿐더러,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지도 못한다.

근본적인 문제는 자유가 없다는 데 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의 삶에서 아무것도 스스로 결정하지 않는다. 대개는 광고 등의 미디어로 주입된 관념을 받아들이거나, 주변인들이 자신에게 주입시키도록 내버려 둔다.

이런 상태에서 행복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만일 당신이 진실로 무언가를 알아내어 스스로 판단하려 할 때, 설령 아무것도 가진 건 없다 하더라도 당신은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동시에, 값비싼 식사를 하거나 크고 좋은 집에서 사는 등의 생활에서는 얻을 수 없는 행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값비싼 음식을 소비한다든가 크고 좋은 집에서 산다든가 하는 생활이 환경뿐만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희생시키는 대가임을 안다면 양심에 따라 그런 생활을 쉬 청산할 수 있기도 하다.

이 글에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일상생활에서 환경을 위해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로.

어떤 것들은 간단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좀 더 노력이 필요하기도 하다. 아울러 이와 관련하여 당신이 내세울 수 있는 현실적인 의제도 제안할 것이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 항상 귀를 기울이지야 않겠지만, 당신과 주변 동료들이 변화를 위해 함께하고, 용기를 갖고 그런 태도를 고수한다면 변화를 위한 힘을 형성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점에 착목하여 주변의 친구들, 부모, 이웃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마트에 가면 사람들에게 해야 할 일을 알린다. 물론 이런 일은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스럽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계속한다면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할 수 있다.

당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여러 사람들이 이를 함께 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현상으로 자리하게 되었을 때 시민 차원에서의 공적 영역이 발생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일상의 구체적인 장소에서 뭘 해야 하는지조차 희미한 실정이다. 따라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인식이지만 그만큼 어떤 변화여야 하는지도 뚜렷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

환경보호, 나를 살리는 정신혁명

이것이 결국은, 환경전문가 James Gustave Speth가 일찍이 지적한 대로, 문화운동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환경문제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생물종의 다양성 감소, 생태계의 붕괴, 그리고 기후변화라고 줄곧 생각해 왔다. 나는 30년이면 과학이 이런 문제들을 중대하게 다루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건대 정말 중요한 주제는 이기심과 탐욕, 그리고 무관심이고, 환경문제를 위해 필요한 문화적/정신적 변화이다.”

삶의 모든 순간순간에서, 당신은 소비문화와의 긴장상태 속에서 씨름해야만 한다.

우리는 환경과 사회를 빠른 속도로 파괴하는 소비문화에 갇혀 있다. 타인을, 환경을 소비해도 좋은 것으로 여길 때, 지금의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갖추지 못할 때, 우리는 항상 문제상황에 놓여있다고 해도 좋다.

필요한 건 소비에 저항하는 것, 그리고 소비를 종용하는 문화에 저항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소비문화의 위험성에 대해 교육받아야 한다. 인간에 대한 협소한 해석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읽고 보고 듣는 모든 미디어에서 반복되어야 한다.

삶에는 여러 의미가 있지만 적어도 소비는 그중 하나가 아니다. 주변인들과의 대화에서 소비주의와 그것이 가져다 줄 폐단을 화제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대화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사회를 위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세미나나 심포지엄과 같은 지식 기반의 활동 혹은 여타 새로운 주체를 세우는 공동체 활동에서 지금의 소비사회가 불러올 위험성을 주제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 (아래에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을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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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지키려면, ‘생각’의 변화와 ‘실천’ 필요해” (아주경제 2017년 5월 7일)

아주경제

“환경 지키려면, ‘생각’의 변화와 ‘실천’ 필요해”

2017년 5월 7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지난 150년간 한국은 서양의 소비·물질 문화를 추구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생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라졌다. 지금까지 한국이 추구해온 문화는 환경을 파괴하는 산업혁명의 산물로 파괴와 멸망의 길이다. 자연과 인간과의 조화를 추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불교·도교 문화는 다르다. 한국의 전통문화에서 앞으로 인간이 환경을 보호하고 공존하며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개인부터 시작해 주변 사람을 변화시키는 노력, 이를 통해 모두가 새로운 문화와 사고방식을 갖춘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 시작해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실천이 없는 지식은 심장박동이 멈추고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시체같은 ‘죽은 지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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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트럼프 시대 맞서 주도적 외교 전략 세워야” 아주경제

아주경제

2017년 5월 3일

“한국, 트럼프 시대 맞서 주도적 외교 전략 세워야”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비용 부담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폭탄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한반도 위기상황을 주도적인 대(對)미•외교 전략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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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韩国需要科学性思维” (中央日报 2017年4月26日)

中央日报

“韩国需要科学性思维”

2017年4月26日

贝一明

 

 4月22日是“世界地球日”。包括釜山在内,全球各地都举行了“科学大游行”,强调科学与科学性思维方式的重要性。

 韩国人经常为韩国开发出的最新技术感到自豪,并对其他国家掌握的先进技术感到羡慕。笔者通过十多年来与韩国研究机构合作期间对韩国社会的观察发现,韩国面临的最大挑战不是缺乏技术,而是科学性思维方式的衰退。

 韩国人将新的汽车或机器人等技术视为某种奇迹般的成就,这种视角充分体现了对技术成果的敬畏,但它却让人局限在既往的思维框架,丧失了批判性分析问题的能力。面对智能手机、政府或经济,市民们应设法理解它们的原理才是。

 现在的新闻节目普遍以观众不喜欢枯燥主题、可以将复杂主题简单化到一句话概括为前提进行制作。当然,制作简短节目过程中使用的拍摄和编辑技术都是最尖端的技术。而且,得益于卓越的宽带服务,韩国人可以使用最先进的智能手机立刻观看到各种最新的节目内容。韩国的工程师们需要利用自己的前额皮层进行大量思考才能研究出这种技术,但在信息传输的终端,却只是人体中以处理人们感性反应的杏仁体为代表的原始大脑。

 韩国人应该强烈要求教育、媒体和决策系统严格按照科学方法运转。

 科学的方法论要求我们慎重观察周围的社会,并提出相关假说,尝试解释这个世界的运转原理。接下来,我们需要通过研究去验证这个假说是否具有普遍适用性。相关假说一旦得到实践检验,我们就掌握了用来解释物质世界、人类社会和经济运转规律的原理。

 然而,各种媒体只会向观众们灌输自己提前设定好的解释,而不会指出事件本身的复杂性让人思考。电视节目制作时也提前预设了观众们的情感反应。 Read more of this post

중앙일보

“한국에는 기술보다 과학적 사고가 필요”

2017년 4월 22일

 

임마누엘 패스트라이쉬

 

 

오늘은 ‘지구의 날’이다. ‘과학을 위한 행진’이 부산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진행된다. 과학과 과학적인 사고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행사다.

한국인들은 내게 한국이 이룩한 최신 기술을 자랑한다. 혹은 다른 나라들이 지배하는 기술을 부러워하기도 한다. 나는 10여 년 동안 한국의 연구기관들과 협업했고 한국 사회를 관찰했다. 그 결과 나는 한국에 가장 심각한 도전은 기술 부족이 아니라 과학적 사고의 쇠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

새로운 자동차나 로봇은 한국인들에게 뭔가 기적적인 것으로 다가온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술적인 성취에 대한 경외감을 불어넣지만 기존의 사고에 안주하게 만들고 비판적인 분석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이나, 정부나 경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이해하려고 시도해야 한다.

뉴스 방송은 시청자들이 재미없는 것에는 관심이 없으며, 복잡한 주제도 단순화시켜 한 줄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전제한다. 물론 짧은 프로그램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은 최첨단이다. 탁월한 광대역 서비스 덕분에 한국인들은 첨단 스마트폰으로 프로그램 영상을 즉각적으로 시청할 수 있다. 한국 엔지니어들은 그들의 전전두엽피질을 사용해 엄청난 사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메시지가 전달되는 곳은 감정적인 반응을 처리하는 편도체가 대표하는 원시적인 뇌다.

한국인들은 교육•매체•정책결정에 과학적 방법을 엄격히 적용할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Read more of this post

“다른 대한민국을 상상 하자” 카이스트 석사 리더십강좌

2017년 4월 28일 (금요일 )
오후 4시
카이스트 석사 리더십강좌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소장

아시아인스티튜트

“다른 대한민국을 상상 하자:

당신의 미래를 당신의 손으로 만들수 있다.”

 

E11 창의학습관 터만홀

카이스트

17년도 봄학기 석사리더십 강좌 일정

“ ‘한국 청년의 길’, 후쿠야마 교수에게 묻다” (다른 백년 2017년 4월 5일)

다른 백년

“ ‘한국 청년의 길’, 후쿠야마 교수에게 묻다”

2017년 4월 5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이 인터뷰는 지난 3월 15일, 페스트라이쉬 교수가 워싱턴 D.C.에 있는 후쿠야마 교수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후쿠야마 교수는 미국에서 태어난 일본인 3세로, 현재는 스탠퍼드대 민주주의ㆍ개발ㆍ법치주의 센터에 있다. 1989년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라는 논문을 통해 인류의 역사의 진보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최종 승리로 종착점에 도달했다고 주장함으로써 세계적 유명세를 탔다. 주요 저서로는 ‘역사의 종언과 최후의 인간’, ‘정치질서의 기원’ 등이 있다.

 

페스트라이쉬: 청년들은 요즘 덫에 걸린 느낌입니다. 불리한 시스템에 갇혀 있고, 나갈 방법도 없어 보입니다. 청년이 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 심각한 간극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요? 청년이 중요하다고 느끼는 우선순위와 실제 정책 사이 격차가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노동시장의 변화…청년세대의 불안감 가중

후쿠야마: 그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대답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청년 세대는 체제로부터 항상 소외감을 느껴왔습니다. 젊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정치에 직접 참여할 만한 사회적 지위와 자격이 없습니다. 사회 문제를 생생하게 느끼는 청년들이 정작 의사결정 과정에는 참여하지 못합니다. 역사상 항상 그랬고, 현대에 들어서는 특히 그랬습니다.

그러나 노동시장 자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 국가는 미국이지만, 아시아도 예외는 아닙니다.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고, 기업이 내세우는 조건은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입니다.

기본적으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 mathematics)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일자리가 많아졌습니다. 원하는 전공이 아니면 이력서를 검토해 주지도 않는 세상이 된 겁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면서 청년들은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게 됐습니다. 혹시라도 기회를 잃지 않으려고 종일 공부만 하는 청년도 생겼습니다.

아시아의 경우 이런 현상이 더 심하죠. 이에 더해 전세계적으로 중요한 정치 변화와 격동이 몰아쳤습니다.

아직 아시아는 유럽과 미국만큼의 파괴적 정치 변화를 겪지 않았죠. 정치적으로 중요한 사건에 대중의 참여가 제한되었고, 청년층 대부분이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우선순위로 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탄핵 시위를 보면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상황도 빠르게 변해갈 수 있습니다. 정치에 관해 보편적 진실이 하나 있다면, 모두가 정치에 관심이 없어 보여도 어느 순간 영감을 받으면 갑자기 열렬히 참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표면만 보고 아무도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페스트라이쉬: 지난 두어 달 동안 정치 및 사회 흐름에 대한 한국 학생의 관심이 증가하는 걸 지켜봤습니다. 자발적으로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려는 의지를 느꼈는데요.

후쿠야마: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그런 변화를 일으켰을 거라 확신합니다.

페스트라이쉬:  흔히들 ‘변화’라고 하면 정치적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그러나 정치를 몰아가는 건 거침 없는 기술의 발전입니다. 정보를 기록∙이전∙조작하는 기술이 폭발적 속도로 진화를 거듭했습니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라는 보편적 추세는 정치와 사회의 작동 원리에, 그리고 이와 관련해 기업과 가족이 기능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나요?

가짜 뉴스 판 치는 세상…정보 옥석 가리는 능력 갖춰야

후쿠야마: 인터넷의 정치적 영향을 살펴 보도록 하죠. 1990년대 인터넷이 대중화됐을 때에는 인터넷으로 대중의 참여가 확대되어 민주주의가 발전할 것이란 낙관적 시각이 대다수였습니다. 정보도 일종의 권력이기 때문에 정보에 대한 접근권이 확대되면 대중이 더 많은 힘을 가질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분명, 인터넷이 정치적 결집과 행동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 적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으로 대중의 참여를 이끌어 권위주의 정부를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했던 사례도 있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기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부상하는 걸 보게 됩니다.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이 바로 ‘가짜뉴스’죠. 정보를 걸러주는 문지기(gatekeeper)나 사실을 확인해주는 기관, 전문 기자 등 중간 매체가 인터넷 때문에 자취를 감추면서 나타난 결과죠.

완전히 거짓인 글이 섞여 있는데도 사람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글이면 다 타당하다고 믿어 버리는 거죠.

특정 정치인의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확산시키는 정치적 프로세스가 각국에서 등장했습니다. 이런 정치 공작의 선구자 중 한 명이 바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죠. 그는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부와 정치 체제에 대한 불신을 조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셜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했죠. 미국에서도 지난 1년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페스트라이쉬:  그러나 동시에 언론의 데스크나 정보를 선택하는 문지기 역할에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언론 권력이 사회적 논의를 제한하고 미국 국민의 생각을 단순하게 만드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은데요. 이 주장은 어떻게 보시나요?

후쿠야마:  문지기 없이 개인이 정보를 직접 생성하고 공유∙배포할 수 있게 된 건 분명 인터넷 덕분입니다. 따라서 인터넷의 파급력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복잡한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평범한 사람도 뉴스를 만들게 된 건 분명 좋은 일이죠. 그러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세력이 뉴스 내러티브를 마음대로 조작하게 된 건 인터넷이 도입됐을 때만 해도 생각도 못한 부작용일 겁니다.

페스트라이쉬: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는 청년들을 위해 해줄 말이 있나요?

후쿠야마: 동시대의 흐름과 이 흐름이 내게 줄 영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웹서핑만으로는 충분치 못합니다. 보다 진지한 교육적 노력이 필요하죠.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탐색하려면 정보의 신뢰도를 판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정보 출처를 평가할 수 없고 독자를 조종하기 위해 어떤 술수를 부리는지 파악할 수 없다면, 쉽게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일단, 정보의 출처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사실의 진위를 파악하고 어떤 정치 논리와 수사학을 이용하는지 분석해야 합니다. 사실 확인에 대해서는 대학교 때 받은 교육이 도움이 되죠.

그런 과정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주에서 어떤 사실을 알 수 있고, 신뢰할 만한 인용구가 무엇인지 눈치채는 능력은 인터넷에 산처럼 쌓인 가짜뉴스를 마주쳤을 때 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도 변화를 가져왔죠. 스마트폰은 우리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크게 바꿔 놓았습니다. 데이트를 하면서 스마트폰만 보는 커플을 많이 봤습니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로맨틱한 카페에 함께 앉아 있으면서도 서로를 쳐다보지 않더라구요.

기술이 인간 사회와 인간이 사회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가져올 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분명 사람들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 얼굴을 맞대고 상호작용하지 않습니다. 이런 행동 변화는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요? 분명 변화가 있을 겁니다. 이를 정확히 예측하는 게 힘들 뿐입니다.

페스트라이쉬: 상당히 심오한 변화가 있을 걸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와 관련해 청년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물론, 세계 최고의 대학에 가서 인문학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 그보다 좋을 순 없겠죠. 철학이나 역사, 문학, 예술을 제대로 공부하면 좋을 겁니다.

그러나 모두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는 건 아닙니다. 우리 시대 정치적 변화와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배움을 이어갈 방법은 무엇일까요? 배움이나 독학을 위해 필요한 태도나 전략이 있다면?

후쿠야마:  요즘은 혼자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어느 때보다 많죠. 의욕만 확실하다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온라인 학습자료가 풍부합니다.

칸 아카데미와 에드엑스(EdX), 코세라(Coursera) 등의 온라인 프로그램은 수준이 아주 높고, 원하는 수업은 무엇이든 들을 수 있습니다. 단,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합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하거나 확인해주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목적의식이 확실하고 본인을 다잡을 수 있다면, 유튜브에도 도움되는 자료가 많습니다. ‘하우 투(How to)’ 동영상 시리즈도 꽤 도움이 되더라구요. 뭘 찾고 싶은지 확실히 안다면 인터넷에는 많은 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다면, 혼자서도 배울 수 있는 길이 어느 때보다 많이 열려 있습니다. 그러나 상세하게 들어가는 정보는 많지 않다는 걸 감안해야 하죠.

도전받는 민주주의…청년세대의 정치참여 중요

페스트라이쉬: ‘민주주의’라는 용어 자체도 어려움을 가중시킵니다. 정치인이나 학자들이 자주 쓰는 말인데, 민주주의가 의미하는 바는 정확히 무엇입니까? 지금의 지정학∙기술적 변화가 계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앞으로 민주주의는 어떻게 규정될까요?

우리는 뚜렷한 정의 없이 ‘민주주의’란 말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단순히 선거를 한다고 민주주의는 아니죠. 스탈린도 선거를 했습니다만, 자유와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았죠.

 

그렇다면 ‘민주주의’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요?

 

후쿠야마:  구체적으로 말해 ‘자유민주주의’는 민주적 절차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상호작용하는 다음의 세 가지 제도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선, 정부가 필요합니다. 현대적 의미의 정부죠. 어떤 성격도 없는 중립적 체제입니다. 정부는 사회를 보호하고 법을 집행하며, 기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권력 분배 제도입니다. 특정 정치인의 지배력에 대한 의존 없이, 모든 시민을 상대로 평등하게 해당 작업을 수행해야 하죠.

두 번째는 법치주의입니다. 행정부 권한을 가진 사람이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 걸 막기 위해 권력을 제한하는 투명한 법제도가 있어야 합니다. 견제가 분명히 이루어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모두에게 공개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선거 등의 투명한 절차를 통해 지도층이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지 못하도록 막는 민주적 절차가 필요합니다.

이 세 가지는 자유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구성요소입니다. 다시 말해 하나만 빠져도 체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죠.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강력한 정부, 법치주의와 함께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제도가 조합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입법 및 집행을 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과 역량을 가지되, 법과 민주 선거를 통해 제약을 받음으로써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균형이 있어야만 합니다. 균형점을 찾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 가장 개방적인 사회라도 끊임 없이 노력을 해야 가능한 일이죠.

페스트라이쉬: 지금 자유민주주의가 많은 도전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후쿠야마: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우선, 현대적 정부를 구성하는 일 자체가 어렵습니다. Read more of this post

“한국을 둘러싼 역사 주기 5개의 종언” (중앙일보 2017년 4월 1일)

중앙일보

“한국을 둘러싼 역사 주기 5개의 종언”

2017년 4월 1일

 

임마누엘 패스트라이쉬

 

요즘 내가 만나는 한국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한다. 그들이 이처럼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나는 예전에 본 적이 없다. 그들은 오늘날 벌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이 혼란 속에 빠졌다는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웃음 속에서 일상생활을 평소처럼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에게 닥칠 미래를 예감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의 우려를 논리 정연하게 표현조차 못하고 있다.

한국을 둘러싼 5개의 역사 주기가 거의 한꺼번에 끝나고 있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인들은 가게나 기업의 폐업, 반정부 시위를 현 행정부의 탓으로 돌린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지탱해 온 문화, 가치체계의 변화를 살필 필요가 있다. 변화는 거대하기에 오히려 눈에 안 보일 수도 있지만 그 파장은 극심하다.

한국이 직면한 가장 짧은 역사 주기는 스캔들로 인해 종료된, 원래는 5년인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다. 한국 정치에서 이 5년 주기의 끝은 예측하는 게 쉬운 편이다. 관료와 시민들이 보기에 정부가 권위를 상실하는 것으로 끝난다.

또한 보다 큰 주기인 보수주의 리더십의 주기도 고통스럽게 닫히고 있다. 규제 완화와 관료들의 힘을 빼앗음으로써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허풍스러운 약속은 결실을 맺지 못했다. 한국의 인프라와 제도가 입은 손상의 전모도 드러날 것이다.

국내 분위기나 한국이 나아갈 방향의 측면에선 심도 있는 전환이 일어날 수 있다. 강력한 전환의 결과로 우리는 한국 정치에 대한 우리의 여러 가정을 수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더욱 큰 주기는 한국의 경제구조와 관련돼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으로 완제품을 수출해 고성장을 유지하는 구조 또한 끝에 가까워지고 있다. 1960년대에 팽배했던 생각은 노동력과 자체 생산한 플라스틱·철강을 결합하면 끝없는 경제 성장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전제는 빠른 속도로 권위를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을 스마트폰이나 선박 등의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줄어든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 원인은 이들 분야가 사양산업에 속한다는 데 있다. 점점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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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1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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