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숲’, 한류의 새로운 장르
전 주중 대사 권병현이 설립한 단체인 ‘미래숲’은 한류의 미래를 상징하는 단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미래숲’은 한국과 중국 학생들이 같이 협력하고 운영하는 친환경 단체로 중국 구부치 사막에 가서 사막화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 나무를 심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한국과 중국 청소년, 그리고 올해부터 미국 학생도 참여한다. ‘미래숲’의 활동은 기본적으로 봉사활동이고 서로 몰랐던 학생들이 만나서 계획도 세우고 공부도 하고 친구도 되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 차원의 노력이다. 그리고 학생들은 ‘미래숲’의 녹색봉사단을 직접 운영하고 있고, 내가 아는 유일한 한국 및 중국 학생의 심도 있는 대화 및 교류의 공간이다. 학생들은 내몽골에서 이른바 Great Green Wall(나무로 만든 사막 방지 장벽)을 세웠고 계속 확대하고 있다.
‘미래숲’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들을 연결시킨 고리는 황사다. 한국과 중국이 고민하는 황사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손을 잡고 협력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황사는 결국 한국과 중국 학생이 직접 사막에 가서 나무를 심도록 만들고, 더불어서 문화교류나 새로운 문제의식도 만들어냈다. 이처럼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동시에 고민하는 황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활동은 한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실 청소년들은 거의 예외 없이 기후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말을 하지 않는 것뿐이다. 그런데 자기는 아무것도 못 한다는 무력감을 느낀다. ‘미래숲’은 바로 그런 생각을 행동으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바로 한류의 미래다.
‘미래숲’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 가운데 조심열(趙心悅) 씨가 있다. 조심열 씨는 다롄 출신이고 지금은 서울대 한국어교육 석사과정에 있다. 조심열 씨는 ‘미래숲’ 활동을 열심히 하고 한국문화를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녀는 한국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한국문화의 매력은 한 단어로 표현하면 물진기용(物盡其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모든 자원이나 문화요소를 저마다의 효용을 충분히 발휘하고 극대화시키는 것입니다.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무한한 가능성과 기적을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재료가 풍부한 전통음식부터 완벽함을 추구하는 한국인까지, 한국문화의 이러한 특징을 엿볼 수 있습니다. 화려하고 커다란 것보다 정교하고 아담한 것을 선호하는 문화는 물질만능주의가 주류를 차지하는 현대사회에서 찾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녀는 강남스타일의 성공에 대해 높이 평가하지만 한국문화라는 차원에서 색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강남스타일이 K-Pop의 대표로 세계에서 인기와 각광을 받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성(大衆性)과 오락성을 강조하는 현대문화에 맞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리듬,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춤과 노래가사, 웃긴 동영상 등은 강남스타일의 성공을 이끈 요소입니다. 하지만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K-Pop의 모든 요소는 다 서양에서 수용해 온 것이며 한국 대중문화나 음악의 특수성과 독창성을 반영하지 못한 문화 현상이라서 ‘한국문화’라는 라벨을 붙이기 어렵습니다.”
조심열 씨는 ‘미래숲’의 활동이 한류의 한 종류라고 본다.
“처음에 정부추천으로 ‘미래숲’ 방중행사 통역을 맡아서 봉사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평생 처음으로 황량한 사막에 가서 사막화의 심각성과 파괴성을 직접 목격하고 환경보호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미래숲’은 나무뿐만 아니라 환경의식과 희망의 씨앗도 사람의 마음속에 심어주는 NGO입니다. 평안한 삶을 누리고 있어 환경문제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지 못하는 신세대에게 ‘지구 살리기’와 거안사위 (居安思危)의 중요성을 가르칩니다. 또한 환경보호는 단지 강대국이나 정부의 몫이 아니라 개인의 힘을 모아서 사막에도 오아시스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